레트로 장터 방문기

 

신도림 테크노마트 3층에서 열린 옛날 게임기 번개 장터 () ‘레트로 장터에 오늘 들렀다 왔다. 어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고 바로 방문 결정. 장터 장소를 확인하기 위한 검색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글의 주인공처럼, 어쩌면 나도 7천 원짜리 오리지널 플레이 스테이션을 득템하는 행운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한껏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지하철에 올랐다. 

 

약 한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신도림 역. 테크노마트는 강남 쪽은 몇 번 가 봤었지만 신도림 쪽에도 테크노마트가 있는 것은 사실 오늘 처음 알았다. 어쨌든 다른 곳에 눈 돌리지 않고 바로 건물의 3층에 있는 장터로 직행.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눈에 띈 장면. 조금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나니, 7천 원짜리 고전게임 게임 머쉰을 (거저)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바닥 한켠에 가득 깔린 게임팩과 게임보이 기계. 장터 느낌이 난다.>

 

먼 길을 둘러 왔으니 어쨌든 일단 둘러는 보자.

 

<일본어로 써져 있어서 내용을 알 수 없는 게임 씨디롬도 판매>

 

 

<씨디 사이로 옛날 오락실에 있던 오락기 기판도 눈에 띈다>


 

<패이컴용 조이스틱(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이패드)도 싸게 팔고,>


 

<눈에 익은 게임기용 씨디들도 있고,>

 


< 오래 전, 한때 아들이 좋아했던 레이싱 카도 보인다.>

 


장터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모이고 거래도 활발했던 장소는 역시나 게임 머쉰 그냥 게임기라고 써야겠다 저가의 휴대용 게임기를 파는 곳이었다.

 

<적절한 가격에 레트로 게임기 - 라고 쓰고 (게임이 내장된) 클론이라고 읽는다-를 파는 곳>


다른 것 보다 위 사진의 중앙 아래에 있는 [RS-97]은 살까말까 고민하면서 매대 앞에서 꽤나 망설였었다. 이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제품이였으나 마지막에 지갑을 뒤져보니 그만한 현금이 없어서 (, 돈이 다 어디갔지...) 입술만 슥 핥다가 돌아섰다. .

 

 

<장터에서 가장 사람이 적게 모였던 곳. 오락실에 쓰이는 조이스틱과 버튼용 부품만 모아두어서인 듯>

 

 

여기서는 온라인에서 한창 잘 팔리고 있는 고전 게임기 월광보합의 커스텀 자작 모델도 있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단단한 만듦새에 스테레오 스피커에서 울리는 웅장한 사운드 까지, 정말 하나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문제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다는 것. 60만원짜리 CPS1기판도 판매 가격표가 붙어 있었는데...>


게다가 커다란 화면이 달린 게임보이 커스텀 모델도 그곳에서 발견!

<GBA 에뮬로 보이는, 큰 화면의 미니 게임기 발견!. 사진의 빨간 색 네모 부분>


관심이 생겨서 집에서 찾아보니, 아마도 RetroStone에서 만든, RetrOrange Pi 라는 모델로 보인다. 오렌지 파이라는 작은 미니 컴퓨터를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사진과 아래 영상이 비슷해 보이기는 하다만......

 

<레트로 스톤의 레트로오렌지 파이 소개 영상. 가격은 약 150-180>

 

 

장터를 한 바퀴 둘러보다 보니 앗, 한쪽에 건담 장식장이 보인다.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같은 층에 있던 프라모델 매장. 사실 오늘 장터 승자는 이 가게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구매해 갔다.>

 

...

 

장터 구경을 마치고 빈 손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의 문가에 기대어 서있자니 옛날 생각이 난다. 오래 전에는 게임은 품행이 단정치 못한 청소년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지곤 해서 사실 오락실은 그들의 아지트가 맞긴 맞았다 거기에 들락거리면 꽤나 나쁜 소문도 나고 들켜서 부모님께 혼나기도 하곤 했는데, 지금 지하철 창문 밖으로 보이는 그 많은 PC방 간판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그런 오래된 생각에 웃음이 난다.

정말 오래 전 일인데, 주판학원을 땡땡이 치고 옆 건물의 오락실에서 하던 오락(한 달 치 용돈을 하루에 바로 까먹었던)도 생각나고, 며칠을 그러다가 결국 들켜서 며칠 다니지도 않은 주산학원을 그만 둔 일도 생각나고..... 그래, 가난했던 시절. 그래도 우리 어머니는 그런 자식에게 큰 소리도 지르지 않으셨다......

 


마지막으로 어릴 적 글쓴이의 한 달 용돈을 몇 시간 만에 후룩 까먹던 오락기의 플레이 화면 영상 첨부를 마지막으로 오늘의 잡담을 종료.

 

<Lunar Rescue (1979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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