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Footloose(1984).

 

 

  국내 극장에서는 자유의 댄스라는 촌스러운 제목으로 상영했다.

 

  도시에서 살던 틴에이저, ‘(Ren)’, 음악과 춤이 금지된 작은 시골마을로 이사하고 그곳에서 만난 반항적인 소녀 에어리얼(Ariel)및 친구들과 함께 영혼이 실린 댄스로 답답한 시골 마을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 온다는 줄거리.

 

  얼핏 줄거리만 보면 한 때 유행 타던 십대 영화 80, 90년대에 한창 유행하던 그것 정도로만 보이지만, 사실 이 영화 꽤 재미있다. 초반의 좀 지루한, 그러니까 보수적인 시골 마을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소비된 20분 정도만 지나가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영화가 흥미로워 진다.

 

 

  먼저, 배우들이 던지는 대사가 진국이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처음 전학한 학교에서 마주친 동년배가 거는 시비에 모자를 언급하면서 긴장감을 한 번에 풀어버리고, 이후 둘이 점심을 먹으면서 슬쩍 흘리듯 주인공이 던지는 야설장면은, 보면서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외에도 많은 대화들이 찰진데, 사실 이 영화를 살린 핵심은 배우들의 연기라기보다는 장면 장면 나오는 알맞은 대사가 아닐까. (여주인공 에어리얼이 키스를 하고 싶지 않나면서, 렌을 꼬시는 장면에서, 렌이 언젠간이라고 정답을 날린 부분에서는 솔직히 감탄했다. 저랬어야 했는데...)

 

 

  또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법,  즉 개연성 있는 이야기의 전개도 나쁘지 않았다. 보수적인 목사 가정의 딸인 여주인공이 그렇게 반항 가득한 영화 내에서 나온 말 그대로 쓰자면 처녀가 아닌’ - 행동을 보이는지, 목사는 왜 춤과 음주를 금하는지 그 이유가, 너무 서둘러 설명하려고 하지도 않고 너무 늦게 보여주는 것도 아닌 적절한 시간 내에 (아쉽지만, 서로간의 대화로) 잘 표현되어 있다.

 


 

  맨날 삼류 SF나 혹은 고어물에 가까운 B급 영화들만 보다가 봐서인지 이 영화, 힐링된다. 특히, 주인공이 친구에게 댄스를 가르쳐 주는 그 장면과 그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  그리고....

 

 

영화 말미쯤에 울러 퍼지는 음악에 맞춰 약간 어색하지만, 그러나 해방된 흥겨움이 넘치는 댄스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빠미소가 절로 나왔다.

 

 

<대충 이런 미소를 짓게 만드는 영화>

 

 

  오래간만에 영화에서 받는 힐링.

 

  지금 Youtube에서 1000원에 최저가격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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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VIII 라스트 제다이 짧은 감상평 (스포일러 있음)

 

작년(2017) 겨울 쯤 개봉한 영화를 지금에서야 봤다. 사실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작년에 들었을 때 아내와 아들에게 같이 보자고, 예매는 내가할 테니 팝콘만 쏴라, 했는데 모두들 고개를 저으며 같이 보기를 거부하더라 - 아마도 작년에 가족끼리 같이 본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여파 탓이리라. 두 시간 반 내내 징글징글하게 지루함만 보여준 영화 - 블레이드 러너.

그래서 두 시간 반짜리 영화,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는 혼자만 작은 핸드폰을 통해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든 생각.


꼭 그래야만 했을까?

 

40년이나 넘게 지난 과거의 유산을 묻고 새로운 영웅의 시대를 열겠다는 감독의 의도는 알겠다. 그런데 꼭 그렇게 과거의 영웅들을 작고 초라한 모습으로만 만들어야 했을까?

 

<늙고 초라한 모습의 골방 노인네처럼 묘사된, 과거 은하계의 영웅 루크 스카이워커’>

 

사실 이전작인 깨어난 포스에서도 사춘기 소년 같은 감성을 가진 다 큰 아들의 손에 허망하게 무너지는 한 솔로의 모습이 몹시 맘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 작에서는 거기에 더해 남은 두 영웅마저 초라한 몰골로 만들어 버렸다. 반란군 연합의 지도자 레아 공주는 어느 누구 하나 그녀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듯 영화 내내 무시당하지만 말만 쏘아댈 뿐 무력하게 우주선 내에만 서 있고, 영웅 루크 스카이 워커는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일 조카를 살해하려 한 의 죄책감인지 어느 외진 혹성에 혼자 몰래 숨어살고 있다. 사실 루크 정도의 제다이가, 한 줄기 선한 면이 남아 있다면서 은하계 최악의 악인 중 한사람인 다스 베이더를 살려줄 정도(물론 자기 아버지이기도 해서겠지만)의 선한 면을 강조하던 은하계 최고의 제다이 마스터가, 단지 악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밤에 몰래 조카의 방에 들어가 그를 죽이려고 했다는 그의 독백을, 우리가 어떻게 곱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 영화는 스타워즈 팬에게 던지는 일종의 모욕이다. 너희들의 전설, 그 오래된 영화의 전설 속 영웅들이 어떻게 희화화 되어 하나 씩 사라져 가는지 내가 보여주겠다는, 감독의 악의가 다분히 들어 있다고 프라임 어쩌고 하는 다크 사이드 황제가 원격 조정되는 광선검으로 반쪽으로 잘려 사망하는 그 허망한 씬을 보면 이건 감독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렇게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영화가 보여주는 CG로 떡칠된 전투화면은 화려하다. 그러나 그런 화려한 전투씬 조차도 개연성도 없이 자기 멋대로 흘러가는 사건들과 여기저기로 조각난 이야기들 때문에, 화려한 CG에 감동받기보다는 왜 저들이 저기서 전투를 벌이고 있지 라는 의문부터 먼저 떠오르고 그런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요소들이 영화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영화 제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세부적인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인이기는 하지만, 스타워즈처럼 권선징악의 단순한 플롯을 가진 영화가 의외로 제작하기에는 더 어려움이 있을 것 같기는 하다. 특히 전설이 된 작품의 시리즈를 연장해 가면서 받는 스트레스 전설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든 전작 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는 꽤나 감독을 지치게 할 것인데, 뭐 영화를 소비만 하는 일반인 입장에서야 그런 고충까지 참작해 평점을 높게 줄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즉, 재미없는 영화는 그냥 재미없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런 이유로 비평가들이 이 영화에 대해 아래처럼 높은 평점을 주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91%? 우리가 같은 영화를 본 것이 맞나?>

 


어쨌든 권선징악의 단순한 선을 만들면서도 그 안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보고 듣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영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품을 하나 소개하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메가마인드, 2010>


악당이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재미나면서도 유쾌하게 그린 영화. 기존 영웅이 망가지지도, 몸통박치기 같은 짓을 하지 않아도 사랑이 어떻게 사람을 바꿀 수 있는지 응당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개연성 있는 전개. 음악과 영상의 절묘한 조화까지, 지루할 틈이 없는 영화. 이번 작 스타워즈 감독 라이언 존슨이 반드시 봐야만 하는 영화.

 



짧게 몇 줄 쓰려고 했는데, 쓸데없이 내용이 길어진 듯. 나온 지 좀 된 영화여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비평의 한 소리를 남겼다. 이 영화에 대한 쓴소리와 그에 대한 반론을 글자로 보실 분들은 여기, 유투브 영상으로 보실 분들은 아래에 영상을 첨부해 두었다.

 

<영상 내내 찰진 욕설이 난무하므로 시청에 주의하세요.>

 

<영화가 꽤 괜찮았다고 이야기하는 롤프’>

 

참고로, 이 영화는 더빙판과 자막판 두 종류가 유투브에 있다. 자막판 유투브용 링크는 여기. 한 번만 보는 가격은 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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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 엔딩 크레딧이 화면에 흘러 내리고, 상영관에 불이 환하게 켜졌는데도, 누구 하나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로 향하는 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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