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했다, 해킹.

  태블릿 한 대와  핸드폰 두 대. 당한 세 대 모두 안드로이드 OS를 쓴 기기들.

  핸드폰 하나는 아들이 쓰던 삼성 폰으로, 쓰던 폰 그대로 초기화만 해서 사용했었으며, 태블릿과 나머지 하나의 폰은  샤오미에서 만든 것들. (왜 중국산 단말을 사서 해킹까지 당했느냐라고 말하지 마시라. 해킹당한 3대 중 나머지 한 대는 NOX가 살아있는(혹은 NOX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듯이 보이는) 삼성폰이었다.)  삼성폰은 소위 말해 '번호 하이재킹' 까지 당했는데 - 착신전환을 신청하러 그 전화로114로 전화했더니 상담원이 그딴것을 왜 신청하느냐는 듯이 놀리듯 상담하더라... 


   직접 당해보니 '피싱'에 속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제 이해가 간다. 상당히 당황스럽고, 특히나 도로 주행중인 삼성폰의 내비가 비정상적으로 동작하다보니, 이러다 골로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로 공포를 느꼈다 - 서울 중구에서 마포까지 가는데 5시간이 넘게 걸렸다. 결국 목적지인 마포 근처도 가지 못하고, 그날은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


 해킹 관련하여 경찰서에 문의도 해 보았는데, 일단 경찰서 사이버 센터에 신고하기 위해서는,

  • 피해 사실이 있어야 한다. 해킹된 폰에서 (나도 모르게) 돈이나 코인 빼내기 같은 금전적인 손실이 발생하거나, 혹은 사생활 침해가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 해킹되었다는 증거, 즉 전문 업체에서 발행된 핸드폰/태블릿 해킹 확인 문서가 있어야 한다.

  사실 이번 일로 현재까지는 개인적으로 손해본 것은 별로 없는데 - 본인의 외장 메모리 음악 폴더를 통째로 날린 것,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노래 및 타로점 영상이 자꾸 유튜브 추천으로 뜬 것을 제외하면, 금전적인 혹은 사생활 침해같은 피해는 없었지만, 약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왜 내 기기들을 그렇게 털어가야만 했는지, 해킹한 이유를 알 수 없어(대충 그럴듯한 원인은 있다만은) 남는 찜찜함은 계속 남아있다.


  오늘은, 그 해커(혹은 나를 관찰하던 관찰자라고 해도 될 듯)가 자주 추천한 유튜브 음악(본인은 오아시스 노래는 한 곡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을 아래에 붙이고,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그에 화답하는 나의 노래를 여기에 하나 더 붙이는 것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잡담을 종료.   

여행스케치 -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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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쓸데없는 공익광고처럼 (당신에게 던지는) 훈계조 문장이 없어 좋다. 

 

 

  영상은 '? 나는 그런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만한 근거를 가져와 답 하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막막해 할 때, 조심스럽게, 그러나 확실한 목소리로, (당신 스스로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그 방안을 제시 한다.

 

 


 

  영상을 다 보고 나니, 뜬금없지만, 이제 담배를 끊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금연도 하게 만드는 좋은 영상.

 


그리고...

 

  이런 외로움이나 우울함 같은 감정을 빨리 떨쳐내야 할, 나쁜 감정이라고만 볼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한 번 해 본다. 그건 어쩌면 이제 계단을 한 단계 오를 때가 되었다는 신호 일지도 - 지금까지 잘 해 왔지만, 기존의 나 자신으로는 한계에 다다랐고 이제는 다음 단계로 올라가 새로운 스텝을 익혀야 할 때라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거기서 시작하는 거라고, 그 감정에 실려 너무 깊은 심연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어쩌면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기회를 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너무 늦기 전에, 변하기에는 너무 늙기 전에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앞으로 남은 내 시간을 어떻게 채워 갈지, 이제 한 번쯤은 돌아볼 때가 된 것이라는 신호를 - 레너드 스키너드의 그 노래 처럼, 저 위에서 굽어 보고 있는 누군가가 가장 쉬운 목소리로 알려주고 있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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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하루키

 

작년 이맘때쯤에 구매한 책인데 지금에서야 다 읽었다. 첫 권의 절반 정도만 보다 말았었는데, 온라인 스트리밍 같은 유혹적인 매체 때문에 책에 손이 잘 안 가는 이유도 있겠지만, 다 읽고 나니 그때 읽다 만 이유가 생각난다. 등장인물들이 작가의 예전 작품들에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들어서. - 예를 들어 주인공 [태엽 감는 새]의 주인공 오카다와 비슷하고, 언덕 위의 고급 주택에 사는 멘시키[댄스 댄스 댄스]의 그 잘생긴 친구(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다른 집 꼬마 여자 아이 마리에유키, 작중에 비현실적인 인물로 나오는 난장이 XXXX는 부활한 양 사나이처럼 보인다.

초반 이야기의 흡인력도 이전 작 보다는 좀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1권을 다 읽고 나면 바로 2권으로 손이 갈 정도로 풀어내는, 작가 특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과 유혹적인 향을 풍기는 문장은 여전하다. 다만 이번 작은 꼭 사서 읽어보라고 권할 정도의 신선함은 덜하지 않는가라는 생각.


 

이 책은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작가의 다른 작품 [태엽 감는 새]와 그 구도는 비슷하지만 작가가 풀어 나가는 이야기 자체는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이혼 절차를 밝고 있는 30대 남자 주인공이 친구의 집(유명한 화가가 살던 집)을 빌려서 살게 되고, 그곳에 있는 한 개의 그림에 엮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겪는 비현실적인 사건과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거치면서, 결과적으로는 세상과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성숙해지는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

과거의 비슷한 작품인 [태엽 감는 새]가 겉으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만든 안전한 성(), 가족이 비현실적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외부의 힘에 의해 찢겨나가고 그에 저항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 그러한 불합리성이 아주 오래전 사람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가득 찬 전쟁과 같은 잔혹함이 우물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면, 이번 소설은 이전작의 그런 싸워 나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쪽은 작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소설은 보통 한 번만 읽고 마는 편인데, 이 작가가 쓴 소설들은 두 번 이상 보게 된다. 처음 읽을 때에는 줄어드는 페이지를 아쉬워하며 빠르게 읽어간다면, 두 번째로 볼 땐 이야기의 흐름에 매몰되어 보이지 않던 디테일과 (바삭하지만 기름기는 쫙 빠진 왕새우 튀김 같은) 멋진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다시 읽으면 등장인물들이 더 생생해지고, 숨어 있는 작은 이야기가 보이기라도 하면 (다시 읽는) 소설이 더 재미있어 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가가 예전에 쓴 소설, [댄스 댄스 댄스]에 대해 한 줄 써야겠다.

 

어쨌든 춤을 추는 거야. 그것도 남보다 멋지게. 제대로 스텝을 밟아서

 

지금도 나는 작가의 작품 [댄스...]가 이 한 줄을 쓰기 위해, 이 한 줄의 문장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그 긴 장편소설을 썼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슬아슬하게 스텝을 밟지만 제대로 된 춤을 추는 것.’

책을 읽고 나서, 특히 소설책을 통해 일종의 위로를 받았다고 느끼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이 책 [댄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는 약간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읽으면서 그만큼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 결국 좋은 소설이라는 이야기.


잡담이 또 길어진 듯

우리 모두는 스윙 댄스를 멋지게 추는 왕과 같은 존재라는 의미를 담아, Dire StraitsSultans Of Swing을 들으면서 오늘의 잡담을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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