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OSE QuietComfort 35 II

  먼저 BOSE QuietComfort 35 II 모델부터 시작.

 

  아마존에서 꽤나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매.

 

  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사용했던 이어폰은 젠하이저 모멘텀 인이어 무선(HD1 M2 IEBT)모델로 저음이 많다는 한 가지 단점을 제외하면, 음악 듣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물론 넥밴드 형태라서 넥밴드의 치명적인 단점과 - 후드집업이나 잠바와 같은 외투 안에 기기를 넣어야 이어폰이 좌우로 쏠리지 않는다 - 외부에서 발생하는 무지향성 저음(그러니까 층간소음)이 귓속으로 아주 쉽게 스며든다는(정말 증폭되어 들린다) 문제가 있었다. 최근 내외부 소음이 점차 심해지고 있고, 마침 아마존에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들어간 이 보스헤드폰 모델을 파격가에 세일한다고 해서, 그리고 예전 어떤 까페에서 들었던 보스의 모노 스피커(BOSE 901 Series)에서 뿜어져 나오던 그 단단한 음색도 생각나고, 그리고... 그리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남들이 이 헤드폰 꽤 좋다고 해서, 하나 구매했다.

 

 

  구성품은 별것 없고,

1. QC35 wireless headphones II 본체

2. Micro USB charging cable

3. 2.5 mm to 3.5 mm audio cable

  위의 부품이 휴대용케이스(Carrying case)안에 모두 담겨있다.

 

 

  먼저 QC35 II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에 대해 말하자면, 꽤 좋다. 환경소음과 같은 무지향성 저음 및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 기능은 음악을 듣지 않을 때도 잘 작동하는데, 즉 헤드폰 전원을 켜면 NC는 상시 동작한다. 다만 높은 주파수의 기계소리 (진공 청소기 같은)는 조금 들리는 편이기는 하지만, 이정도면 만족스러운 NC 성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착용감도 칭찬하고 싶은 항목이다. 서양 제조사에서 만든 헤드폰들이 대부분 동양인이 쓰기에는 머리를(정확히는 양쪽 귀를) 아프게 조일만큼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이 모델은 (머리가 큰) 본인이 쓰기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쓰고 있으면 뽀대도 좀 난다. , 제품이 튀지 않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물론, 양쪽 스피커 유닛에 커다랗게 써진 ‘BOSE’라는 양각된 글자와 한정판(limited edition) 모델에만 적용된 진한 남색의 표면처리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감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중요한 음악 감상은,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 하더라. QC35 II는 sh@t이라고...

  그 말은 알맞지 않다. 정정해야 한다. 어찌 헤드폰을 그런 것에 비유하랴.

  그래서 정확히 다시 정의한다. 이 헤드폰은 sh@t이 아니다.

 

  이것은 sh@t같은 소리를 내는 헤드폰이다.

 

  헤드폰이 이렇게 답답하고 막힌 소리를 내는 것은 중국산 저가형 헤드셋 이후 처음이다. 가격을 생각해 본다면, BOSE라는 상표가 가진 그 신뢰성을 생각해 본다면, 이 모델은 그에 반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음질을 보여준다.

 

 

  음악을 들을 때, 이어폰이나 스피커를 평가할 때, 본인은 공간감(혹은 Dynamic)을 중요시한다. 좋은 기기는 노래를 들려줄 때, 가수의 목소리와 악기의 위치를 분리해 적절한 공간감을 만들어 준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악기 연주자와 가수가 무대에 횡대에 일렬로 정렬해 있는 상태에서 연주가 시작된다고 하면, 전주와 반주에서는 일렉기타와 신시싸이저가 한발짝 앞에 나가 연주하고, 보컬이 노래할 때는 악기는 뒤로 살짝 빠지고 가수가 앞으로 한발짝 나온다. 이렇게 연주하는 노래는 공간감이 살아있고 특히 가벼운 재즈장르를 들을 때 진가가 나온다.

 

  위의 노래를 QC35 II로 들으면, 연주자, 가수 모두 제자리에서 그냥 하던 일을 하고 있다. 리듬은 밋밋하고 가수의 목소리는 멀리서 들린다. 아무도 자신의 재능을 뽐내며 앞으로 나오지 않는다.

같은 음악을 모멘텀 인이어나 550-II로 들어보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반주자는 신이 나 있고, 여성가수는 바로 귀 옆에서 속삭이듯이 노래를 부른다.

 

  장르를 바꿔도 그 특성은 변하지 않는다.

  연주와 목소리가 약간 따로 놀면서(물론 개인적인 생각임), 레코딩이 오래된 보니엠 노래를 골라보았다. 마찬가지다. QC35 II는 맹물 맛이다. 박수치듯 두들기는 소리에 힘이 없다. 음악을 듣는 맛이 나지 않는다.

 

 

얼터나 록으로 장르를 바꾸어도 별다르지 않다. 시끄러운 연주가 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음과 음이 잠시 쉬는 공간 및 신나게 두들겨대는 드럼의 소리가 먹먹하다. 특징이 없다.

 

 


 

  흑자는 이렇게 평가할지도 모르겠다. 원래 이 제품은 플랫(FLAT)한 기종이라고, 그래서 소리가 그런 것이라고... 음향기기를 평가할 때, 별로 좋지 않은 기기를 좋게 포장할 때 쓰는 가장 좋은 핑게 중의 하나가 '플랫한 성향'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가격대를 본다면 좋은데... 플랫한 성향이라서, 원래 기계는 좋은데 니가 잘 못 듣는것이야.'라면서 별로 좋지 않은 제품의 품질을 가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협찬을 받았어도 쓸 말은 써야 하는데 그냥 플랫이야 하면서 특성탓을 하면서 둥글게둥글게 리뷰를 쓴다. 비슷한 가격대에 더 좋은 제품이 있다는 것은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사실 플랫한 속성을 가졌다라고 생각했던 기기들을 써 본적이 있기는 있다. 애플 쪽 이어폰들이 그러했는데, 애플 기기로 음악을 듣는 재미는 (젠하이저보다는) 덜했지만 그렇다고 소리가 보스의 이제품 처럼 먹먹하지는 않았다. 뿌려주어야 할 주파수 대역대는 뿌리되, 다만 저음은 애플이 힘이 딸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QC35 II가 아주 저질의 제품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통화품질은 젠하이저보다 좋았고(들리는 목소리가 보스쪽이 더 선명했다. 내가 말할때는 두 기기 다 상대방이 내게 감기걸렸나고 물어볼 정도로 좋진 않았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전달되는 목소리의 선명도는 비슷한 듯) 머리에 오래 쓰고 있어도 550 II와 비교하자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음악감상도 표현을 과하게 해서 그렇지 저품질의 헤드폰에서 나는 그 (똥같은)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음악을 듣기 위한 목적이라면 더 싸면서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대체품이 분명 있다. 그리고 음악이 아니라 통화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헤드셋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헤드셋은 잘 들리고, 상대방에게 제대로된 목소리가 전달되며, 가격도 싸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PC용 헤드셋 / 잘 들리고 잘 전달되고 / 싸고 / 음악을 듣기에도 QC35보다 좋은 기기>

 

 

  추가로, 헤드폰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던 중 재미난 현상(?)을 발견했다. 어떤 이어폰이 좀 싸게 나오면 항상 달리는 댓글 - '그 가격대면 차라리 삼성 버즈 시리즈를 사세요'  알바라도 있는건가?

  개인적으로 한마디만 하자면, 삼성 버즈는 이어폰계의 QC35 II 이다. 차라리 중국산 앵커 시리즈가 음질은 더 좋다. 리버티 프로 시리즈가 가격은 비슷하지만 소리는 훨씬 더 낫게 들린다. (사실 음악의 볼륨을 올리고 전체적으로 올라간 음역대에서 발생한 클리핑을 방지하기 위한 S/W필터를 걸어서 음악을 들어보면, QCY제품을 써도 삼성 버즈와 비슷한 소리가 난다. 비싼 돈 주고 이 삼성 시리즈 제품을 살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어폰 계의 QC35>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젠하이저 PCX 550-II리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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