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Gtune GK888B Bluetooth Keyboard

 

  가끔 생각날 때면 꺼내서 잘 쓰던, 블루투스 달린 미니 키보드 앤 프로가 고장 난 이유로 쓸 만한 키보드를 찾던 중   특가 판매에 맘이 동해서 – 인터넷을 통해 구매.

 

  특가의 가격적인 메리트 이외에도, 이 키보드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동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정전용량 방식을 채택한 제품이라는 점. 데스크탑용으로 이 제품과 같은 키 동작 방식을 사용한 앱코의 K935P를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어서 (앱코 제품에 대한 리뷰는 여기) 정전용량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에 대한 만족도가 꽤나 높아서 이번에도 정전용량 스위치를 채택한 제품으로 구매하기로 결정.

 

<한성 Gtune GK888B Bluetooth Keyboard>

 

 

  구매 후 약 1-2주 정도 사용해 보았다.

 

 

  일단 장점으로는,

 

1. 오래가는 배터리

   내장된 배터리 용량이 무려 2500mA! 단 한번의 충전으로 십여일 넘게 연속 사용이 가능한 블루투스 키보드는, 아마도, 이 제품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배터리 오래 가기로 유명한 로지텍의 K810 모델(백라이트 끈 상태로 약 6)과 비교해 보아도 이 제품의 연속 사용 시간은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배터리 충전 중인지 완료되었는지도 표시해 준다. (충전 중에는 F12 점멸 켜져 있음)

 

2. 방향키가 있는 블루투스 미니 키보드

   60% 크기의 앤 프로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가장 큰 불만이라면 바로 물리적 커서 키의 부재이다. 물론 펑션(FN) 키와 조합하면 그 어떠한 편집키도 입력 가능하지만, 물리적으로 따로 할당되어서 한 번에 입력하는 것과 두 개의 키 조합이 필요한 것은 편의성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편집용 키들을 물리적으로 욱여넣고서도 크기가 적당히 작은 편.

 

 

<87% vs 75% vs 60% 크기 비교>

 

 

3. 블루투스 ON/OFF 스위치 및 USB C Type 탈착 케이블

   사실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앤프로 키보드에는 없어서 정말 불편했던 부분이라서 이야기. 키보드 왼쪽에 블루투스를 ON/OFF할 수 있는 물리적 스위치가 따로 있고 USB C Type의 분리 가능한 케이블은 (비록 케이블 탈착이 좀 불편한 모양새로 있기는 하지만) 편의성 면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

 

 

 

그럼 단점은?

 

1. 높은 키 입력 하중(50g)

   시중에 나와 있는 그 수많은 미니 키보드들, 체리 스위치를 채용한 미니 키보드를 제쳐두고 정전용량 방식의 이 러버 돔 키보드를 고른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낮은 키 입력 하중 값 때문인데,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이런 정전용량 방식의 키보드가 주는 적은 키 반발력 때문이다 - 키를 살짝만 눌러도 바로 입력되는 가벼운 스위치가 주는 장점은 장기간 키보드에 붙들려 사는 프로그래머나 긴 글을 입력해야 하는 타이프라이더에게는 일종의 축복과도 같다. 생각해 보면 처음 리얼포스라는 이름의 최고가 키보드가 수십만 원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게 된 원인이 바로 30g45g로 대변되는, 그 낮은 real (low) force에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성의 이 키보드는 리얼포스의 그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 처음 포장을 풀고 눌러본 느낌으로는 흡사 체리의 그 흑축을 누르는 반발력이었고, 앱코의 K935P에 채택된 45g의 그 경쾌하고 가벼운 느낌과 비교해 보자면 이 한성의 키보드 50g, 5g의 차이는, 컸다. K935의 가볍고 기분 좋은 구분감(tactile)을 생각하고 구매했건만, . 이 키보드에서 가장 실망한 부분.

 

2. 진하지 않은 레이저 키 인쇄

   말이 필요 없다. 아래 사진을 보자.

<왼쪽부터 앱코, 한성, 승화인쇄>

   (자꾸 앱코와 비교하게 되는데, 사실 가지고 있는 NIZ의 정전용량 스위치를 내장한 키보드가 앱코와 한성 뿐이라 비교할 다른 키보드가 없다)

   같은 레이저 인쇄 방식인 K935P와 비교해 보아도 888B의 인쇄 상태는 너무 흐리다. 이렇게 흐리게 인쇄한 이유가 키캡의 재질 때문이라고, 혹은 레이저 인쇄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고 변명하기에는 - 사진으로만 비교 하더라도, 같은 인쇄 방식에 거의 같은 재질을 사용한 타사의 키캡 인쇄 품질과는 너무 비교가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흐리게 인쇄된 키캡은 단순히 심미안적인 관점에서의 불만만이 아니라 제품 자체가 조악하고 낮은 품질로 보이게 만든다는 단점도 있다. 한성에서 조금만 더 신경 써 줬더라면 하는 생각.

 

3. 생각보다 낮은 키보드 높이

<기본을 포함하여 3단계로 설정할 수 있는 키보드 높이 다리>

   이 부분은 기분탓일지도 모르겠는데, 미니 키보드라 그런가, 사용하다 보면 키보드의 높이가 조금 낮다는 생각 마치 계단 방식의 DSA 키캡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물론 뒷면의 높낮이 받침을 사용하면 3단계 조절이 가능하지만, 부러질 것 같은 조악한 모습의 높낮이 받침을 사용하기 보다는 기본 키보드의 높이를 조금 높여 주었으면 정확하게 말하자면 키보드 상단을 약간만 더 높게 설계해 주었더라면 정말 편안하게 입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단점을 세 개 정도 길게 적어 보았는데, 위의 단점 이외에는 꺼낼 만한 이슈가 없는 꽤 괜찮은 블루투스 키보드이다. 키 배열을 기존에 출시된 미니 키보드의 그것에서 크게 변경하지 않은 설계라든가 배터리도 정말 오래가고, 특히 앤프로 키보드의 고질병이던 블루투스 혼선에 의한 키입력 오류 같은 문제가 (이 주 동안의 사용 기간 동안)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점은 정말 제조사를 칭찬해 주고 싶을 정도이다. 다만 50g으로 설계된 키 압력 값은 조금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게임용 키보드도 아닌데! 제발 이 모델도 35g혹은 45g용 러버 돔을 따로 판매해 주시기를!) 키캡 인쇄만 좀 진하게 해서 나온다면, 이 한성의 888B모델이 정전용량을 채택한 미니 키보드의 끝판왕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오늘의 간단 키보드 리뷰를 종료.

 

< 승화인쇄 키캡으로 갈아 끼우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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