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GK888B 키보드 35g용 러버돔 교체기

 

  한성 홈페이지에서 35g용 러버돔을 따로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매.

  새 러버돔으로 교체한 지는 사실 몇 달 되었다. 사진만 찍어두고서는 글은 안 썼는데, 러버돔 교체할 때 몇 번의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거친 부분도 언급하고, 교체 후 오래 두들겨 보았으니 평가를 하기에 적당한 사용시간을 가졌고,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 도착한 키보드도 두들겨 볼 겸, 몇 자 적어 보자.

 


  러버돔 교체는 참 쉽기도 하고 정말 어렵기도 한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분해는 쉽지만 조립은 어렵다. 일단,

 

<만 원 짜리 - 35g 러버돔 준비>

 

<뒷면에 나사는 없으며, (마제스터치처럼) 기타 픽을 이용해서 상판을 벌려 분해>

 

<상판 플라스틱 분리 시, 블루투스 버튼을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

 

<바로 이 부품. 첫 분해 시 없어져서 한참을 찾아야 했음>

 

<이후 하판의 필름 케이블과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부분을 조심해서 분리>

 

<기판에 있는 10개의 나사를 풀고 러버돔을 열면...>

 

<쏟아지는 코일 스프링들. 하나씩 집어서>

 

<이렇게 핀셋으로 하나씩 새 러버돔에 심어 준 후 조립>

 

  러버돔에 코일 스프링을 하나 씩 올리고, 나사를 다시 조이고, 필름 케이블을 연결 후, 테스트 해 보았다.

  어라, 탭키, 캡스락 키, 윈도우 키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 조립할 때 그쪽 코일 스프링이 움직였나 보다.

 

  다시 분해 후, 이번에는 실제 기판 위에 코일 스프링을 올리고 러버돔을 덮는 식의, 다른 방식으로 조립해 보았다.

 

<이번에는 스프링을 기판에 올린 다음,>

 

<러버돔을 그 위에 올리는 방식으로 조립>

 

  이번에는 , 페이지 업 다운버튼, 그리고 오론쪽 컨트롤 키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

  이후 몇 번의 분해-조립 과정을 거쳤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몇몇 키들 특히 좌우구석에 몰려 있는 키들 일부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기계식 키보드들을 몇 대 분해해 봐서 교체 작업을 쉽게 생각했었는데 조립 시간이 두 시간을 훌쩍 넘어가자 짜증이 밀려온다. 내가 받은 러버돔이 불량인가, 아니지, 그랬다면 특정키만 반응이 없어야 하는데, 조립할 때마다 다른 키가 이상이 생긴다. , 이걸 어쩌지...

 

  처음 분해했을 때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분명 기판에, 구석탱이에 있던 키들, 즉 홈, , 좌측 쉬프트 키등에 오일 같은(점성이 없는) 액체가 묻어 있어서 닦아 냈는데, 혹시 이 액체가 코일 스프링을 러버돔에 붙지 않도록 방지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번엔 원래 그랬던 것 처럼 오일을 약간 발라보자.

 

  원래 발라져 있던 오일이 어떤 종류인지 몰라서 집에 남아 있는 스테빌 윤활용 구리스를, 좌우 구석에 있는 키의 코일 스프링 끝 쪽에 소량을 바른 후, 다시 조립해 보았다.

 

  된다! 이번에는 모든 키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참고로, 코일 스프링을 올릴 때에는 기판쪽 보다는 러버돔을 뒤집어서 그쪽에 올린 후, 기판을 덮는 것이 좀 더 쉽게 조립할 수 있었다.)

 


 

그럼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는가? 있다. 확실히 35g 쪽이 낫다고 말할 수 있다. 빠르게 두들길 때마다, 키보드를 두들길 때마다 느꼈던 그 불쾌한 반발력이 확실히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미약하나마 해피해킹을 칠 때 나던 그 소리, ‘보글보글소리도 키보드에서 난다.

 

 

처음부터 35g가 탑재된 키보드를 구매할 수 있었다면 추가 비용도 없고 이런 고생도 하지 않았겠지만, -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출시한 한성 키보드들은 50g이외에 35g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바꿔 놓고 보니 꽤나 만족스러운 키보드가 되었다. (문자열 부분은 조금 가벼운 듯 해서, 아래 사진처럼 문자열 쪽은 5g짜리 스프링을 추가하여 40g으로 사용하고 있다.)

 

<5g 스프링은 문자열만>

 

 

<교체 완료>

 

  세 줄 요약.

1. 분해 시 블루투스 전원 버튼 꼭 챙기자.

2. 지저분해 보인다고 기판을, 오일을, 물티슈로 절대 닦아내지 말 것. 키 입력 오류의 원인.

3. 조립 시 블루투스 전원 버튼 넣기를 잊지 말자. 빼놓고 조립해서 다시 기타픽으로 상판 분리하는 것, 어렵고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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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 Gtune GK888B Bluetooth Keyboard

 

  가끔 생각날 때면 꺼내서 잘 쓰던, 블루투스 달린 미니 키보드 앤 프로가 고장 난 이유로 쓸 만한 키보드를 찾던 중   특가 판매에 맘이 동해서 – 인터넷을 통해 구매.

 

  특가의 가격적인 메리트 이외에도, 이 키보드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동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정전용량 방식을 채택한 제품이라는 점. 데스크탑용으로 이 제품과 같은 키 동작 방식을 사용한 앱코의 K935P를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어서 (앱코 제품에 대한 리뷰는 여기) 정전용량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에 대한 만족도가 꽤나 높아서 이번에도 정전용량 스위치를 채택한 제품으로 구매하기로 결정.

 

<한성 Gtune GK888B Bluetooth Keyboard>

 

 

  구매 후 약 1-2주 정도 사용해 보았다.

 

 

  일단 장점으로는,

 

1. 오래가는 배터리

   내장된 배터리 용량이 무려 2500mA! 단 한번의 충전으로 십여일 넘게 연속 사용이 가능한 블루투스 키보드는, 아마도, 이 제품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배터리 오래 가기로 유명한 로지텍의 K810 모델(백라이트 끈 상태로 약 6)과 비교해 보아도 이 제품의 연속 사용 시간은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배터리 충전 중인지 완료되었는지도 표시해 준다. (충전 중에는 F12 점멸 켜져 있음)

 

2. 방향키가 있는 블루투스 미니 키보드

   60% 크기의 앤 프로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가장 큰 불만이라면 바로 물리적 커서 키의 부재이다. 물론 펑션(FN) 키와 조합하면 그 어떠한 편집키도 입력 가능하지만, 물리적으로 따로 할당되어서 한 번에 입력하는 것과 두 개의 키 조합이 필요한 것은 편의성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편집용 키들을 물리적으로 욱여넣고서도 크기가 적당히 작은 편.

 

 

<87% vs 75% vs 60% 크기 비교>

 

 

3. 블루투스 ON/OFF 스위치 및 USB C Type 탈착 케이블

   사실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앤프로 키보드에는 없어서 정말 불편했던 부분이라서 이야기. 키보드 왼쪽에 블루투스를 ON/OFF할 수 있는 물리적 스위치가 따로 있고 USB C Type의 분리 가능한 케이블은 (비록 케이블 탈착이 좀 불편한 모양새로 있기는 하지만) 편의성 면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

 

 

 

그럼 단점은?

 

1. 높은 키 입력 하중(50g)

   시중에 나와 있는 그 수많은 미니 키보드들, 체리 스위치를 채용한 미니 키보드를 제쳐두고 정전용량 방식의 이 러버 돔 키보드를 고른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낮은 키 입력 하중 값 때문인데,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이런 정전용량 방식의 키보드가 주는 적은 키 반발력 때문이다 - 키를 살짝만 눌러도 바로 입력되는 가벼운 스위치가 주는 장점은 장기간 키보드에 붙들려 사는 프로그래머나 긴 글을 입력해야 하는 타이프라이더에게는 일종의 축복과도 같다. 생각해 보면 처음 리얼포스라는 이름의 최고가 키보드가 수십만 원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게 된 원인이 바로 30g45g로 대변되는, 그 낮은 real (low) force에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성의 이 키보드는 리얼포스의 그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 처음 포장을 풀고 눌러본 느낌으로는 흡사 체리의 그 흑축을 누르는 반발력이었고, 앱코의 K935P에 채택된 45g의 그 경쾌하고 가벼운 느낌과 비교해 보자면 이 한성의 키보드 50g, 5g의 차이는, 컸다. K935의 가볍고 기분 좋은 구분감(tactile)을 생각하고 구매했건만, . 이 키보드에서 가장 실망한 부분.

 

2. 진하지 않은 레이저 키 인쇄

   말이 필요 없다. 아래 사진을 보자.

<왼쪽부터 앱코, 한성, 승화인쇄>

   (자꾸 앱코와 비교하게 되는데, 사실 가지고 있는 NIZ의 정전용량 스위치를 내장한 키보드가 앱코와 한성 뿐이라 비교할 다른 키보드가 없다)

   같은 레이저 인쇄 방식인 K935P와 비교해 보아도 888B의 인쇄 상태는 너무 흐리다. 이렇게 흐리게 인쇄한 이유가 키캡의 재질 때문이라고, 혹은 레이저 인쇄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고 변명하기에는 - 사진으로만 비교 하더라도, 같은 인쇄 방식에 거의 같은 재질을 사용한 타사의 키캡 인쇄 품질과는 너무 비교가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흐리게 인쇄된 키캡은 단순히 심미안적인 관점에서의 불만만이 아니라 제품 자체가 조악하고 낮은 품질로 보이게 만든다는 단점도 있다. 한성에서 조금만 더 신경 써 줬더라면 하는 생각.

 

3. 생각보다 낮은 키보드 높이

<기본을 포함하여 3단계로 설정할 수 있는 키보드 높이 다리>

   이 부분은 기분탓일지도 모르겠는데, 미니 키보드라 그런가, 사용하다 보면 키보드의 높이가 조금 낮다는 생각 마치 계단 방식의 DSA 키캡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물론 뒷면의 높낮이 받침을 사용하면 3단계 조절이 가능하지만, 부러질 것 같은 조악한 모습의 높낮이 받침을 사용하기 보다는 기본 키보드의 높이를 조금 높여 주었으면 정확하게 말하자면 키보드 상단을 약간만 더 높게 설계해 주었더라면 정말 편안하게 입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단점을 세 개 정도 길게 적어 보았는데, 위의 단점 이외에는 꺼낼 만한 이슈가 없는 꽤 괜찮은 블루투스 키보드이다. 키 배열을 기존에 출시된 미니 키보드의 그것에서 크게 변경하지 않은 설계라든가 배터리도 정말 오래가고, 특히 앤프로 키보드의 고질병이던 블루투스 혼선에 의한 키입력 오류 같은 문제가 (이 주 동안의 사용 기간 동안)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점은 정말 제조사를 칭찬해 주고 싶을 정도이다. 다만 50g으로 설계된 키 압력 값은 조금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게임용 키보드도 아닌데! 제발 이 모델도 35g혹은 45g용 러버 돔을 따로 판매해 주시기를!) 키캡 인쇄만 좀 진하게 해서 나온다면, 이 한성의 888B모델이 정전용량을 채택한 미니 키보드의 끝판왕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오늘의 간단 키보드 리뷰를 종료.

 

< 승화인쇄 키캡으로 갈아 끼우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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